2018년 12월 18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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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치료 잘 받고 왔나 확인해 봅시다. 치마 좀 올려봐요.”

“..”

나는 모멸감으로 얼굴이 화끈거려왔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애초에 성추행범으로 몰린 나에게 선택은 두 가지 뿐이었다. 회사의 삐까번쩍한 법무팀을 상대로 승산없는 법정싸움을 이어나가든지 아니면 회사가 제시한 ‘성범죄 재발 방지 프로그램’을 받아들이든지..

“오, 확실히 그 추잡한게 사라지니 훨씬 깔끔하고 보기 좋네요. 엉덩이랑 가슴사이즈도 회사규정에 맞게 잘 조정된 거 같고.. 흐음.. 어디보자”

인사과장이 앞으로 걸어오더니 순간 훤히 드러난 가랑이 밑으로 처음 느껴보는 뜨듯한 남자의 손길이 훅 덮여왔다. 

“흐읏.. 이..이게 무슨 짓이에요! 지금 서..성추행 하시는건가요?”

“아니죠 아니죠. 성추행은 김형석씨가 한짓이 성추행이고, 이건 어디까지나 확인 과정입니다. 얼굴까지 이렇게 예쁘게 바뀌긴 했지만 확실히 여기 아랫도리에 ‘근본적 원인’이 제거 됐는지는 직접 확인을 해 봐야죠. 혹시 안으로 접어넣고 왔을지도 모르는 일 아닙니까? 그리고 서류상으로 김형석씨는 아직 엄연한 남자고, 남자끼리의 신체접촉은 문제없을텐데요? “

눈물이 핑돌았다. 얼굴하게 누명이 씌워졌을 때만큼이나 억울했다. 제길.. 모아놓은 돈만 조금 있었더라도 이런 뭐같은 경우는.. 그런데 이남자.. 잠깐 손을 대보는가 싶더니 떠날줄을 모른다. 더구나 이제는 깊숙한 곳까지 꾸욱 눌러보기까지 하는데..

“흐읏...”

“네, 좋습니다. 제대로 프로그램을 이수하셨네요. 내려가서 총무과에서 새 사원증 발급받으시고, 근무 복귀 하시면 되겠습니다.”

“....네, 감..사.. 합니다.”

나는 옷자락을 추스르고, 방금 느꼈던 그 혼란스러운 감각을 애써 떨쳐버리려 양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 끝나고 내 사무실로 올라와요. 프로그램은 끝났지만 교육은 이제 시작이니까.”

‘아...’

블라우스 밑으로 유두가 빳빳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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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에 올렸던 글인데, 오늘부로 텀블러 외부접속이 막혀 하나씩 옮겨올까 합니다.

댓글 6개:

  1. 답글
    1. 여기서 만나니까 더 반갑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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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많이 써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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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텀블러에 쓰신 것들 다시 보고 싶은데 내려간게 많더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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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나씩 옮겨오긴 할텐데 텀블러가 참.. 차단될까 봐 노출있는건 다 지웠는데도 외부 차단 시켜버리더라구요. 저도 제 메인페이지에서 타고 들어가야지만 볼 수 있게 됐어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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