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4일 월요일

근황입니다.

최근에 업데이트가 뜸해서 너무 심심하셨죠? 자세한 사정은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개인적인 문제로 요즘 투잡을 뛰고 있습니다. 몇시간 짬나는 시간에 할만한 게 몸쓰는 일 뿐인지라 12시쯤 들어와보면 너무 피곤해서 컴퓨터 켤 기운도 없더라구요.

핑계라면 핑계겠지만, 다행히 주말엔 그래도 시간이 있으니 당분간 바뀐 일과에 적응할 때까진 주말에 2~3편 정도 만들어보는 패턴으로 이어나가볼까 합니다.

꾸준히 관심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는 여러분들 항상 감사드리고,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2019년 1월 7일 월요일

a Bad Day to Cheating on Her.


'말씀 드렸던 영상증거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다만...'

여자는 더 읽을 필요도 없다는 듯 스크롤을 내리고 첨부파일을 열었다. 멀리서 당겨 찍은 듯 낮은 화소로 촬영된 영상. 호텔방으로 보이는 화면 안엔 세 사람이 있었다.

'..이 변태새끼가 정말!'

여자의 양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하지만 분노로 일그러졌던 그녀의 인상은 조금씩 의아함으로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누구야 이 년은?'

침대 위에서 한창 열락에 젖어있는 화면 속 여자는 그간 의심해왔던 남편의 비서년이 아니었다. 여자의 뒤에서 신나게 허리를 쳐올리는 남자도 체격부터가 호리호리한 남편과는 확연히 달랐고,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자위를 하고 있는 뒤의 인물도 중년의 사내도 그녀의 남편이 아니었다.

'일을 도대체 어떻게 하는거야!'

화면을 줄이고 한마디 쏘아 붙이려는데 메일의 나머지 부분이 그제서야 눈에 들어왔다.

'남편분께서 비밀리에 만난 사람은 말씀하신 여성분이 아니었습니다. 젊은 남자였습니다. 그리고 호텔 앞에서는 어떤 노신사를..'

작게 줄어든 영상을 다시 키웠다. 그래, 확실히 그 비서년은 아니었지만, 어딘지 낯이 익은 얼굴이었다. 여자치고는 각진턱과 밋밋한 가슴하며 반대편 볼의 저 점..!

'호오~. 이것봐라?!'

여자는 한껏 흥미로운 표정으로 다리를 꼰채 영상을 지켜봤다. 머릿속이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애초엔 남편이 다른 여자랑 바람피는 증거를 잡아 철저하게 밟아 줄 생각이었다. 처음부터 회장인 아버지의 강권으로 결혼한 사이라 남편에게 큰 애정은 없었지만 배신을 당한다는건 애정과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편에게 이런 비밀스런 취미가 있을 줄이야? 그녀에게 바람핀 남편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지만, 섹스를 밝히는 발칙한 여자친구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랐다.

나른하게 달뜬 표정이 뒤로 기댄 여자의 얼굴에 떠올랐다. 회사의 중역을 맡고 남편과 결혼한 뒤로는 영 잊고 살아 온 오싹오싹한 기분이 온 몸에 번져나갔다.

계획은 변경되었다.
망가뜨린다는 건 변하지 않았지만,
남자가 아니라 여자를 망가뜨리는 일은 훨씬 더 섬세하고.. 짜릿하고... 황홀한..

'하아아아...'

화면 속 모습 그대로 여장을 한 채 매질에 신음하는 남편의 모습이 어른거렸다.

뜨거운 열기가 몸 속에 차올라 날뛰고 있었다. 여자는 블라우스 위로 젖가슴을 쥐어짜듯 어루만지다가 손을 멈추고는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2시간쯤 후에 그이한테 연락해요. 내가 중요한 할 말이 있으니 보자고 했다고. 아니, 집은 아니고 전에 내가 자주가던 클럽. 주소는.. '

고즈넉한 전등의 불빛만이 은은하게 비추는 집무실 안. 전화기를 내려놓는 그녀의 얼굴에 요사스러운 미소가 번져 나갔다.

2019년 1월 5일 토요일

Alibi for the White Panty


"이거 뭐야?"

막 운전석에 앉으려는데 조수석에서 들리는 아내의 목소리가 차갑게 식어있다. 고개를 돌려 확인해보니 아내 손에 들려있는 작은 하얀 천조각.

'아.. 설마.'

주말에 아내 몰래 입고 놀다가 다른 옷이랑 세탁하려고 가져온 것을 어디나 흘렸나 했는데 하필이면 시트 사이에 떨어져 있을 줄이야.

차 안에 아내의 굳은 표정만큼이나 딱딱한 공기가 흘렀다. 대답을 요구하는 눈빛. 하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대체 뭐라고 해야된단 말인가?

남의 것이라고 하면 바람 핀 몹쓸 놈이 될 테고 내가 입었던 것이라고 하면..

'아차!'

뭐라도 변명거릴 댔어야 했는데.. 길어지는 침묵이 짜증이 났는지 결국 아내의 입술이 먼저 말을 뱉어낸다.

"실망이다. 정말."

이젠 늦었다. 모든 것을 알아버린 눈치였다. 온갖 불길한 미래들이 머리에 스쳐지나갔다.
비는 수 밖에..

"미안.. 여보. 내가 자기를 무시해서 그런게 아니고.."

"됐어! 정말.. 내가 한 번 말했지!?"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내가 뭐라 그랬어?! 자기한텐 란제리 흰색은 별로 안 어울린다니까!그 때 주말에 나랑 같이 가서 브라부터 팬티 가터 세트로 산거 있잖아! 사준 건 안 입으면서.. 아 속상해 정말."

"아..아니 그게.. 이날은 같이 촬영 온 언니들이랑 웨딩 컨셉으로 사진찍기로 한거라서..
 드레스에 검은 속옷은 좀.. 그렇잖아."

"..웨딩?... 뭐.. 그럼 그렇다고 말을 해주던가. 괜히 자기 오해했잖어. 어머~. 이게 그 사진이야? ㅎㅎ 우리 자기가 제일 이쁘네? 또 또 넘겨봐봐"

다행이다. 아내가 유달리 내가 여자옷 입을 땐 마치 딸이나 여동생처럼 깐깐하게 골라준 거만 입히려고 고집 부리는게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사진이 마음에 든 모양이다. 메이크업 해주신 스탭분께 나중에 작은 케잌이라도 하나 사드려야겠다.

"후훗.. 이거보니 우리 결혼할 때 생각난다. 그 때 내가 자기도 웨딩드레스 입은거 보고 싶다고 우겼더니 엄마랑 아빠가 친척들 중에 사정 모르는 사람도 있는데 여자랑 결혼하는줄 알면 어떡하냐고 뜯어 말렸었잖아."

"그랬었지.. 나도 사실 입어보고는 싶었는데 아버님 어머님 앞에서는 차마.."

"그래두 결국 합의 봤잖아. 폐백 때는 자기가 치마입고 받는 걸로."

"ㅎㅎ 재밌었지, 사회 봐 준 녀석이 장난치는 것저럼 진행해줘서 친척분들도 그냥 재미있게 웃어 넘기시고"

"아.. 자기 그 때 진짜 이뻤는데.."

"응, 자기두.."

"이쁘기만 한게 아니라 섹시하기도 하고.."

"..어..어. 자기야. 우리 얼른 가야 되잖아 조금 있음 차막혀."

"ㅎㅎ. 으휴. 부끄러워 하기는.. 기대해 내가 인터넷에서 산거 있는데 아마 금요일쯤이면   도착할 거야. 후훗.. 요즘 자기가 통 만족을 못하는거 같아서 이번엔 좀 큰 걸로 주문했어."

"..어... 어?! 뭔데?"

"어우.. 우리자기 내가 처음 공주님으로 만들어 줬을 때 박히면서 막 여보 여보 하던거 진짜 섹시했는데.. 이번에는 내가 기필코 자기 입에서 서방님 소리 나오게 만들어 줄테니까.
기대해요~ 알았죠? 우리 자 기?! 후훗~"

어이쿠. 아내가 주문했다는 물건이 특제 스트랩온 딜도쯤 되는 모양이었다. 짖궂은 표정으로 내 얼굴을 살피는 아내. 아내가 허리춤에 고무자지를 차고 날 유혹할 때도 꼭 저런 표정이다.

난 흥분감과 기대감을 들키지 않으려고 최대한 표정을 숨겨 본다. 별로 내키지 않는 듯 심드렁한 표정을 지어보이고는 시동을 걸려는데 아내의 손이 안전벨트 사이를 지나 바지춤 위로 미끌어져 들어온다.

이런..
아무리 생각해봐도 흥분한거 티 안내기 게임은 남자한테 너무 불리한 게임인것 같다.